Chapter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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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가 내게 안겼다.

“아빠아아.”

“응?”

“이건 뭐라고 읽어요?”

무림맹 밑에서 첩자 시절로 활동했을 때, 임무 수행을 위해서 어느 정도의 글을 읽히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이 일마의 밑에서 완전히 개화해, 못 읽는 글자는 웬만해선 없었으니.

막 글을 배우기 시작한 수아에게 도란도란 가르쳐주었다. 그녀가 활짝 웃었다.

“아빠는 멋진데 똑똑하기까지 해요.”

“…좀 부끄러운데.”

“이히히. 아빠 최고.”

“단화에게 물어봐도 되지 않니?”

“그치만요. 아빠아아…저 요즘 바쁘잖아요. 언니들이랑 수련도 하고…이것저것 배우니까아…”

수아가 내게 툭 기댔다.

“아빠랑 이렇게라도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갈수록 애교가 느네.”

“싫어요?”

“좋지. 누구 딸인데.”

수아를 품에 안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수련이 마찬가지로 내 어깨에 머리를 툭 기댔다.

“아빠. 저도 신경 써주세요.”

“저리 안 가요?”

“동생. 언니한테 언제까지 차갑게 대할 거예요?”

“누가 언니예요!”

틈만 나면 투닥거리는 둘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따지고 보면.

여자랑 딱히 제대로 된 인연을 맺지도 않았는데 애만 둘 생긴 느낌이군.

“…연인이라.”

혼잣말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빠져나갔다. 수련과 수아가 움찔 굳었다.

“갑자기…연인이요?”

“아, 아빠?! 그런 쪽에 관심 생겼어요?!”

“응? 딱히.”

해야 할 일이 많다. 무엇보다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쉬지 않고 나아갈 생각이다.

천마를 꺾기 전까지는 연애를 관련해서는 생각하지 않을 작정이다. 소홀히 할 것이 분명하고, 신경 써줄 여유 또한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궁금하기는 했다. 전에도 그렇고, 다른 무인들도 그렇고…

하나같이 여자와의 이야기를 자랑삼아 내세웠었으니.

“…하지만 궁금하긴 하지?”

수련이 움찔했다. 잠깐 고민하더니 내 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럼 소녀랑 할래요?”

“무, 무슨 헛소리에요?! 아빠! 차라리 저랑 해요!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줄게요!”

“딸과 이어지는 건 인륜에 지장이 있지 않아요?”

“그러는 그쪽도 딸이라면서요?!”

“어머. 소녀가요?”

“치사해애!!”

아무리 그래도 인륜이 있지.

딸이랑 하는 건 좀…

나는 두 명의 소녀를 쓰다듬었다.

“궁금한 것은 전부입니다. 수련. 수아를 너무 놀리지 마시죠.”

“소녀는 진심이었는데.”

“이, 이익!!!”

오늘도 시끄럽군.

하지만 이 분위기가 좋다.

그녀들이 나를 아껴준다는 게 느껴지니까.

. . .

은설란이 나를 찾았다. 마차 옆에 앉으며 품에 안긴 수아에게 손을 뻗었다.

“머리 땋아줄까?”

“네!”

수아가 호다닥 은설란에게 안겼다. 가까워진 거리에 나는 피식 웃었다.

“수아와 많이 친해지셨군요.”

“밑천 다 털리게 생겼어.”

“예?”

“밑천 다 털리게 생겼다고. 아니 애가 가진 재능이 무슨…근데 있잖아. 웃긴 게 뭔지 알아?”

“뭐가…”

은설란이 품에 껴안은 수아의 머리카락을 곱게 땋아주었다.

“전혀 안 미워. 거기다가 가르치는 재미도 쏠쏠해. 아마 내 스승님이 보면 놀라실 거야. 진짜 거짓말 하나 안 섞고, 배를 까뒤집으실걸? 근데 재능보다 더 좋은 게 뭔지 알아?”

“무엇입니까?”

“애가 착해. 가지런하고. 이 정도면 거들먹거릴 법도 한데…전혀 안 그래. 뭐든 열심히 하고, 꾸준히 연습해. 재능도 재능인데…성정 자체가 부지런하니까 더 예쁘네.”

곱게 땋은 머리를 내려다보던 수아가 은설란을 꼭 안았다.

“그래도 아빠만큼은 아닌걸요.”

“네 아빠는 그런 부분에 있어선 미친놈이야. 따라 하면 안 돼. 알겠지?”

“…싫어요오.”

“어쭈. 반항도 하네. 이 녀서어억.”

“이히히.”

수아의 볼을 만지작거리던 은설란이 내게 단호하게 말했다.

“이미 밑천 다 털린 거, 심화 과정도 가르칠 생각이야. 네 딸이니까 말하러 온 거고. 싫으면 말해.”

“설란 선배의 결정이라면 믿을 수 있습니다.”

“…부모나, 딸이나. 둘 다 말을 참 예쁘게 한다니까.”

은설란이 피식 웃었다. 그녀가 떠난 뒤에는 주령령이 내 옆에 앉았다.

“수아야. 언니 왔다.”

“언니!”

“귀여워. 귀여워라. 으흐흐…볼 핥고 싶다.”

“아아악.”

수아를 물고 빨던 주령령이 내게 머리를 툭 기댔다.

“수아가 있지. 구음백골조의 전반부를 거의 다 익혔어.”

“벌써 말입니까?”

“응. 원래는 이쯤에서 그만두려 했는데…더 가르쳐보고 싶어지지 뭐야. 그래서 물어보러 왔어. 수아는 괜찮다고 했는데…너는 괜찮아?”

“령령의 선택이지 않습니까. 당연히 존중합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액민까지 달려와 준 당신 아닙니까.”

나는 부드럽게 웃었다.

“령령의 의견은 항상 존중하고 싶습니다. 그게 친우니까요.”

“…네 아빠가 사람 또 꼬신다. 어쩌지? 언니가 새엄마 해줄까?”

“언니이이. 저는 언니가 더 좋아요오.”

“아하학! 웃으면서 철벽 치네! 귀여워라아아…”

주령령 다음은 당연하게도 흑단화였다. 여태껏 냉큼 안겼던 다른 사람들과 달리 수아는 흑단화 앞에서 다소곳하게 앉았다.

흑단화가 눈웃음쳤다.

“잘했어요. 수아.”

“감사합니다. 언니.”

“…뭘 가르치신 겁니까?”

“간단해요. 여자로서 익히면 좋은 예절과 행동들. 요마환영술은요. 그 작은 몸짓에서부터 시작되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예절을 익혀두면 수아 또한 어딜 가든 존중받을 거예요.”

“그렇군요.”

“왜요? 싫어요?”

“…실은…”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제가 여자가 아니니, 그런 부분에는 문외한이었습니다. 가르치고 싶어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으니…단화가 그 부분을 맡아주어 마음이 무척이나 놓입니다. 감사합니다. 단화. 언제나 도움만 받는군요.”

“…….”

“단화가 있어 다행입니다.”

흑단화의 눈끝이 파르르 떨렸다.

“…흠…뭐…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직설적이네요…괘, 괜히 부끄러워지게…”

“언니?”

“흠흠. 아, 아무튼! 드디어 요마환영술을 배울 준비가 되었어요. 더불어 진법 또한 가르쳐줄 생각이고요. 수아는 물론 찬성했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

“수아와 단화의 의견을 존중합니다만…그렇게 쉽게 가르쳐줘도 되는 학문입니까?”

“괜찮아요. 당신과 나 사이잖아요? 수아 또한 영민하고 가르치는 재미가 쏠쏠하니, 문제 될 건 하나도 없답니다.”

흑단화가 내 어깨를 쓰다듬었다.

“걱정하지 말고 제게 맡겨주세요. 알겠죠?”

“…감사합니다. 단화.”

“감사하다는 말은 그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 사이잖아요? 무엇이든 맡겨주세요. 당신도 절 위해서 그렇게 해줄 걸 아니까.”

백매 또한 나를 찾아왔다. 흑단화와 있을 때만 하더라도 바싹 굳어 있던 수아는, 백매를 보자마자 껑충 뛰었다.

“언니!”

“달리는 마차 위에서 뛰면 다쳐요! 조심 안 해요?”

“언니가 잡아줄 거잖아요.”

“말은 잘해요.”

백매가 눈을 흘겼다. 나를 흘끔 보더니 슬쩍 거리를 좁혔다.

“오라버니.”

“응?”

“수아한테 사혈대의 무공, 흑백련검을 더 깊게 가르칠 생각이에요.”

“알겠어.”

“…….? 뭐라 안 해요?”

“네가 그런 선택을 한 것에는 이유가 있겠지. 아무도 내 곁에 없었던 날, 나를 위해 남아주었던 건 너뿐이었잖아.”

사마세가에서 있었던 일도 어느새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군.

나는 백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널 믿어. 백매.”

“…읏…”

백매가 내 눈치를 살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게 있다는 듯 입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하다가 내 팔을 꾹 껴안았다.

“…진짜아아아아아아아아…!”

“…괜찮아?”

“안 괜찮아요! 전혀! 진짜…갑자기 훅 들어오고…전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도…어이 없어서 정마아알…!”

백매가 수아를 휙 끌어안았다.

“수아. 들었죠? 오늘부터 전보다 더 열심히 뛰게 할 거예요. 각오하세요. 죽고 싶어질…정도는 아니라도, 아무튼 힘들 테니까.”

“히히. 네.”

날 찾아온 건 그 넷뿐만이 아니었다. 수련과 구화린 또한 넌지시 내게 물었다.

“동생에게 살문의 무공을 가르치고 싶어요. 살수에 대해서 알면, 자신을 지키는 법 또한 자연스레 알게 될 테니까요.”

“이십사수매화검법을 완전히 익힌 거 같지만, 사실 아직 불완전한 부분이 많아요. 그걸 수아에게 가르쳐주고 싶어요.”

나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절대 고수나 마찬가지인 둘이 추가로 봐주겠다는데, 거절할 리가.

얼떨결에 나까지 합쳐 일곱의 스승을 두게 된 수아는 마차에서도 쉬지 않고 공부했다. 쉴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였지만, 오히려 기쁘다는 듯 나를 향해 배시시 웃었다.

“이렇게 익히면…아빠처럼 될 수 있겠죠?”

“이미 나보다 나은 사람이야.”

“…아빠는 저한테 너무 좋은 말만 해주세요…”

“싫어?”

“으으응…사랑한다는 이야기에요.”

부지런히 움직이던 마차는 결국 비옥한 곡창 지대를 넘어서, 천룡회의 본부에 들어섰다.

정렬된 거리. 높은 건물들.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호남의 중심에 있는 성읍이 우리를 맞이했다.

보이기 시작하는 문지기들조차 그 기도가 남달랐다. 전쟁을 통해 버려진 기도를 뽐내기라도 하듯, 철저한 군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으니.

그들이 우리가 탄 무림맹 마차의 문장을 눈으로 쓱 훑었다. 시선을 교환한 뒤 우리의 앞을 막아섰다.

“무림맹에서 오셨습니까?”

“무림맹 지원 무사 대장 적운입니다. 여기 그와 관련된 문서가 있습니다.”

“…신원 확인했습니다. 천룡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입으로는 환영을 내뱉고 있었다. 하지만 눈은 그러지 못했다.

마치 얼마 안 걸려 죽을 자를 보내는 듯한 눈빛. 나는 그들의 눈에서 그동안 이곳에 온 무림맹 무사들의 최후를 보았다.

정말 어지간히도 많이 죽었나 보군. 단 한 사람의 생존자도 없다는 건 사실이었나.

천룡회를 향해 나아갔다. 숙소 또한 잡을 필요가 없었다. 어디까지나 지원 무사대의 일원으로서 온 것이기에, 큰 것에서부터 작은 것에서까지, 천룡회가 모든 것을 책임져 주었다.

숙소 제공부터 시작해 전속 시녀까지 한 명 한 명 전부 붙여주었으니.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다소 무거웠다. 곧 죽을 자를 대하는 듯한 꺼림직한 태도에 오히려 입맛이 썼다.

“…자네가 무림맹에서 온 지원 무사대의 대장인가?”

부름에 따라 천룡회로 나아갔다. 일행을 대표해서 홀로 나아간 곳에는 중후한 남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존과 맞먹는 무공을 가졌다는 천룡회의 최고 고수.

현경의 경지에 들어섰다는 걸로 소문이 난…

천룡회주(天龍會主) 임월룡이 나를 내려다보았다.

“무림맹 지원 무사 대장 적운이라 합니다.”

“일단 고맙다는 말부터 해야겠군. 손 하나가 급했는데 이리 와주어서 고맙네. 원래 규칙대로라면 전선으로 곧바로 출발하는 게 정상이겠지만…”

임월룡이 씁쓸히 웃었다.

“열흘 정도는 쉬다 가게. 비용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게나. 내가 모두 책임질 테니.”

“친절에 감사드립니다. 회주님.”

“…이만 물러가도 좋네. 세세한 건 사람을 보내 알려줄 테니.”

나는 짤막한 면담을 뒤로 한 채 천룡회를 빠져나왔다.

전선의 합류는 어차피 예상했던바. 중요한 건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였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사도련주의 호위의 신원을 손에 넣는 것. 그것을 가장 우선시해야 할 터이니…

일단 사도련주와 접촉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계획이 있나요?”

“전공을 올릴 생각입니다.”

사도련주는 무림맹에서 나온 지원 무사를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들었다.

그렇다면 그것을 이용하면 어떨까. 무림맹 무사로서 공을 쌓는다면 사도련주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터.

사도련주라는 직책상 가볍게 몸을 움직일 수는 없을 테니, 고수를 보내오리라. 그렇다면 그 보내온 고수를 제압한 다음…

그녀와의 연결고리로 쓰자.

다행히 우리 쪽엔, 그럴 능력이 있으니까.

. . .

창밖으로 사람들이 지나간다. 평화로운 호남. 그 중심이 바로 이곳이다.

하지만 천룡회주 임월룡은 이곳의 평화가 어디까지나 ‘억지로 만들어진’ 평화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주들이 또다시 경계 인원을 늘려달라 요청했다고?”

“예. 그렇습니다.”

군사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 어딘가에 집중되면 어딘가는 비기 마련이다.

천룡회를 떠받드는 세 개의 기둥. 그 중 인룡전의 주인인 인룡전주를 돌아본다.

“곡창 지대의 치안은 이미 잡힐 대로 잡혔다고 생각하지 않나?”

“…하지만 지주들의 생각은 그와 다릅니다. 사도련의 위협이 끊이지 않으니,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경계 병력을 더욱 늘려달라고 말하더군요.”

“이미 경계는 충분하네.”

“저 또한 알고 있습니다만…회주님께서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저희에게 다른 방법이 없음을.”

…안다.

물론 알고 있다.

현 천룡회가 천룡회로서 움직일 수 있는 이유는 지주들이 그 뒤를 받쳐주기 때문이다. 물자와 재산으로 무인을 양성해주고, 병사들에게 봉급을 줄 수 있는 것도 그들 덕분이지 않은가.

전쟁이 길어질수록 지갑 사정은 빈약해진다. 사도련은 워낙에 거대해 그 영향을 비교적 덜 받지만…

자신들은 아니다. 이미 천룡회는 반쯤 지주들의 손에 잡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눈치를 보아야 한다.

거슬린다고 지주들의 재산을 갈취한다면, 사파와 다른 점이 없으니까.

인의를 외치는 단체로서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뺄 수 있는 병력이 없네.”

“…보호세를 내지 못하는 이들이 있지 않습니까?”

“안 그래도 치안이 개판인 곳에서 군대를 더 빼라는 소리인가?”

“휘하의 무사들에게서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것도 없는 곳을 왜 목숨을 걸고 보호해주어야 하느냐고.”

천룡회주는 그 이유에 대해서 모두가 들을 수 있게 말해주고 싶었다.

약자를 지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의가 아니냐고.

하지만 불과 한낱 단어로 사정을 이끌어나가기엔 전쟁이 너무 길어졌다. 지치고 지친 무사들의 성격은 날카로워졌으며, 자신에게 오는 불이익에 민감하게 대응했다.

사람의 성정이란 섣불리 남이 통제할 수 없는 것. 불만이 커진다면 그 또한 큰 골칫덩어리가 되겠지.

“…….”

지주들의 부탁도 거절할 수 없다.

무사들의 불만도 모른 척할 수 없다.

아아. 천룡회란 무엇인가. 그것이 만들어졌던 날의 취지는 어디로 갔는가.

한탄해도 바뀌는 건 없었다. 한 집단의 수장으로서 이상과 현실을 저울질해야 했으니.

“…보호세를 내지 못하는 곳에서 병력을 빼게.”

책임져야 할 것이 클수록 사람은 결국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된다.

천룡회주 임월룡은 한숨을 내쉬었다.

바닥이 꺼질 듯한 깊은 한숨을.

“지주들의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겠군. 가진 것 없는 자들이 피를 본다고 할지라도…그것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미래로 이어질 테니…이것이 더 나은 선택이겠지.”

“옳으신 말씀입니다. 회주님.”

“옳다라.”

임월룡은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의 나와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단어로군.”